“사드 철수하라고 하면 미국 의회에서 가만히 있겠나”
“사드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아, 미국·일본과 손 잡아야”
“차기정부, 안보부터 살리고 경제를 튼튼하게 해야”
김창준 전 연방하원의원과의 인터뷰는 지난달 24일 월요일 여의도에 있는 그의 사무실에서 약 1시간가량 진행됐다. 당시는 추가 사드체계 장비들이 주한미군 공여부지로 반입되기 전이었다. 하지만 김 전 의원의 사드 배치에 대한 의지는 당시에도 확고했다. 고조되는 북한 핵무기 위기를 잠재우기 위해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사드 배치 번복 시 미군 철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어떤 의미인가?
▲ 사드 배치 번복은 미군 철수하라는 얘기다. 사람들이 사드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다. (사드는) 미군 2만8000여명을 보호하기 위해 갖다 놓은 거다. 최대 요격거리가 200 ~250km정도다. (미군이 있는 평택을 커버하려면) 성주 뒤로 물러날 수가 없다. 미국이 자기들 것 가져다 놓은 것이다. 우리 것이 아니다.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의해 미군이 필요하다면 갖다 놓을 수밖에 없다. 이걸 철수하라고 하면 미국 의회에서 가만히 있겠나. 못 놓는다고 하면 미군이 철수할 수밖에 없지 않나.
- 하지만 사드 배치로 인한 피해는 우리나라가 보고 있다. 특히 중국이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다. 문제 아닌가?
▲ 사드 레이더는 중국 감시용이 아니다. 최대 탐지거리는 600~800km다. 성주를 기준으로 중국 지역은 산둥반도와 북중 접경지역 일부만 포함된다. 하지만 서울에 놓으면 베이징까지 (탐지거리 안에) 들어간다. 할 수 없이 물러날 데까지 물러나서 놓은 게 성주다. 이건 우리를 보호하는 거다. (북한이 미사일 등을 쏜다면) 미국 사람만 공격하고 한국 사람은 공격 안 하나. 그건 아니지 않나. 사드는 미국 것이다. 일본은 돈을 주고 사드를 샀다. 중국이 반대하면 정부가 (정확하게) 설명을 해야 하는데 아무런 설명을 안 한다. 왜 중국 가서 말을 못 하나.
결국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 너희들 없이 우리가 얼마든지 먹고 살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아세안 10개국에 모든 수출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그러려면 우리가 혁신을 많이 해야 한다. 젊은이들은 에너지를 다른 데 소비하지 말고 4차 산업혁명 등 과학에 치중해야 한다. 마음만 먹으면 우리가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말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대선 후보들도 마찬가지다.
- 북 핵과 사드 등을 둘러쌓고 미국과 중국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어떻게 분석하고 있나?
▲ 트럼프가 협상을 잘하니까 압력을 좀 넣은 것 같다. 중국 통신장비 기업 ZTE에 약 1조3702억 원의 벌금도 부과하지 않았나. 북한 석탄도 돌려 보내고. 중국이 도와주면 않으면 미국이 독자적으로 나서겠다고 했다. 중국의 군사력도 미국과는 비교 안 된다. 북한이 도발하면 중국은 막을 수 없다. (미국이 중국에게 북한의) 돈줄을 끊으라고 말한 것 같다. 중국도 미국의 정밀공격은 묵과하겠다고 했다. 이렇게 되면 북한은 전멸이다. 전쟁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성격을 봐서는 곧 정밀타격할 것 같다. 중국도 참다 참다 한계에 다다른 것 같다. 김정일 정권 때만 해도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도 희망이 보였다. 햇볕정책도 희망이 보였다. 하지만 이제는 안 된다. 가능성이 없다.
- 미국은 북한 인권 문제 등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 지금은 인권 문제가 중요한 게 아니다. 당장 전쟁 위험이 있다. 미국에서는 이미 수십 번 (북한 인권 관련) 법안이 통과됐는데 북한은 변화가 없다. 유엔을 없애자는 말도 나왔었다. 지금은 북한 인권문제를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미국도 손 놓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매번 유엔에서 통과돼도 소용없다. 열댓 번 통과 됐는데 변한 게 없지 않나. 사실 나도 이번 송민순 회고록 사건을 지켜보며 적잖이 놀랐다.
- 지금 우리나라는 안보, 외교 모든 게 총체적 난국이다. 어떻게 돌파해 나가야 할까.
▲ 대선 후보들의 토론을 지켜봤다. 누구 하나 안보에 대해 똑 부러지게 이야기하는 사람 못 봤다. 한심하다. 4월초 (한반도 위기설이 터졌을 때) 공항에 전화해 미국행 티켓 예매 상황을 확인해 본 적이 있다. 5월 31일까지 미국행 티켓 예매가 다 돼서 여유가 없다더라. 깜짝 놀랐다. 돈 있고 한 사람들 다 튀려던 거다. 웬만한 사람들 다 미국에 집도 있고 자식도 있고 하니. 이게 우리나라 현실이다. (국민들) 이제 정부 안 믿는다. 큰 문제다. 중국도 우리 알기를 우습게 안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어떻게 될지 대통령이 누가 될지 캄캄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경제하고 안보가 중요한데 안보가 박살나면 그만이다. 그것만은 꼭 얘기하고 싶다. 또 미국, 일본과 손을 잡아야 한다. 세 나라가 공동으로 군사방위조약을 맺어서 한 나라가 공격을 당하면 같이 막아주는 거다. 이렇게 되면 우리가 힘을 얻을 수 있다. 북한을 막기 위한 전략이지만 중국도 우리를 함부로 건드릴 수 없게 된다. 아니 건드릴 수 없다. 하지만 위안부 문제 등이 걸림돌이다. 미래지향적으로 가야 하는데 그게 안 된다. 사실 미국은 도대체 왜 그러나 하고 생각한다. 미국과 일본은 전쟁을 치렀다. 핵폭탄까지 투하했었다.
- 한미동맹의 끈끈함이 예전 같지 않은 것 같다. 최근에는 오히려 우리나라보다 일본이 미국과 더 친한 것 같기도 하다. 어떤가?
▲ 미국과 일본의 관계가 아주 좋다. 금을 그을 수 없을 정도다. 절대 안 된다. 우리나라는 일본 다음이다. 예전에는 우리가 먼저였다면 지금은 아니다. 반미하면서 천천히 바뀌었다. 과거 광우병사태, 맥아더장군 동상 철거 등 서서히 멀어졌다. 보수도 산산조각났다. 한국에서 보수라는 게 이제 창피하다. 보수가 멸망된 나라다. 보수는 튼튼한 안보가 기본이다.
한미동맹을 강하게 유지해야 안보가 유지된다. 북한을 붙잡을 건가? 러시아에게 도움을 요청 할건가? 우리 혼자는 안 된다. 주위에 누가 있나. 일본이 줄까? 그래도 미국이다. 피를 나눈 동맹이다. 미국을 믿고 한미동맹을 튼튼히 해야 한다. 안보가 해결돼야 다른 일도 할 수 있다.
외교도 한미동맹 관계를 튼튼하게 하는 것밖에 없다. 중국 가서 물어보지 말고 미국 가서 물어봐라. 미국과 긴밀하게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 차기 대통령 및 새 정부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진정한 애국자라면 안보부터 살리고 경제를 튼튼하게 해야 한다. 청년 실업자 해결을 공무원 늘려서 한다고? 공무원 늘리는 게 직업 창출이 아니다. 그건 세금만 늘리는 거다. 직업 창출은 기업만 할 수 있다. 기업을 적대시하면 안 된다. 기업이 우리나라를 끌고 나가는데 대기업만 미워하는 것 같다. 트럼프 정책 봐라. 법인세는 내리고 기업 그대로 두고 있지 않냐.
오두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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