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의 ‘이중과금’ ‘선택 옵션에 따른 무보상’ 등 논란

폐기 직전의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 CD
일부 PC방 업주, 매출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지출 감수

블리자드 “과금 오는 16일부터, 그 전에 PC업주들 선택해야”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StarCraft: Remastered)가 본격적인 출시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리마스터의 정식 출시를 앞두고 블리자드에 대한 PC방 업주들의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PC방 업주들은 PC방 호황기를 이끌었던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 같이 이번 리마스터의 출시가 ‘매출증대효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기대했다. 하지만 PC방 업주들의 기대와는 달리 블리자드 측은 ‘별도요금(과금)’ ‘이중과금’ ‘선택 옵션’ ‘선택 옵션에 따른 무보상’ 등 선택지를 내밀며 PC방 업주들의 화를 돋구고 있다. 특히 ‘이중과금’은 리마스터를 구입했던 소비자도 PC방에서 리마스터를 이용할 시 요금이 부가되는 것으로 마니아층의 불만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요서울은 리마스터를 둘러싼 논란을 PC방 업주들과 블리자드 측의 목소리를 통해 알아봤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지난 3월 26일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이하 리마스터)를 첫 공개했다. 1998년 처음 출시된 스타크래프트가 부활한 것으로 오는 15일 본격 출시를 앞두고 있다. 본격적인 출시를 앞둔 공개 기간 동안 국내 블리자드 가맹 PC방에서 플레이가 가능하다. 공개와 동시에 주요 포털사이트에 며칠간 이름을 올리며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업계에서는 마니아 층의 ‘향수’를 불러일으킨 점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한국에서의 스타크래프트는 단순한 ‘게임’이 아닌 그 이상을 의미한다. 스타크래프트의 발매로 인해 ▲초고속 인터넷 확대 ▲PC방 활성화 ▲e스포츠와 프로게이머 양산 ▲게임 중계 방송사 개국 등 경제적, 문화적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킨 게임이기 때문이다.
 
일요서울 역시 지난 1196호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을 통해 게임 하나가 국내 신산업을 ‘창조’하며 몇 백억 원에 달하는 산업 규모로 성장시켰고, 이번 리마스터로 인해 한국의 e스포츠 시장에 다시 큰 반향을 일으킬 경제적 잠재성이 크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기사에는 다수가 리마스터를 반기는 분위기지만 우려의 시각이 존재한다고 보도했다. 한국인터넷콘테츠서비스협동조합은 “1.18 패치를 하면서 무료 선언을 한 블리자드가 이번 리마스터로 배틀넷을 유료화해 PC방에 과금을 생각하는 것 아닌가 하고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리마스터에 관련된 ‘우려’들이 ‘현실’이 됐다. PC방 업주들은 블리자드 측이 지난 6월 30일 블리자드 PC방 홈페이지를 통해 리마스터에 시간당 250원에 달하는 도수요금제 도입 ‘별도요금(과금)’을 시작으로 게임 구입자가 PC방에서 이용해도 과금을 물리는 ‘이중과금’, 기존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와 리마스터 버전 둘 중 하나의 서비스만 가능한 ‘선택옵션’으로 인한 기존 CD에 대한 ‘무보상’ 등 일방적인 결정을 내리며 갈등에 불을 지폈다고 주장했다.
 
‘이중과금’ 논란
 
도수요금제란 PC방 정량 요금을 차감한다는 취지다. 이에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이하 인문협)과 PC방 업주들은 “리마스터를 구매한 개인 유저가 PC방에 접속하더라도 PC방 정량 요금을 차감한다는 것은 명백한 이중판매 및 이중과금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패키지 구입 후 추가 금액을 지불하지 않아도 됐던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와 달리 리마스터 버전은 오버워치, 히어로즈오브더스톰처럼 시간당 요금이 부과되는 것이다.
 
기자가 만난 한 PC방 업주는 “기존 스타크래프는 게임 패키지를 구매한 PC방의 경우 무료로 서비스 해왔다”며 “리마스터를 구매한 개인유저가 PC방에 접속하더라도 PC방 요금에 변화가 생기면 PC방을 찾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과금 발생 시 PC방 이용 시간을 줄이든지, 금액을 줄이는 방식을 채택해야 하지만, PC방 업주들 입장에서는 블리자드 측에 리마스터 정액 요금을 낸 부담금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고스란히 지출을 감수해야 한다고 했다.
 
이 PC방 업주는 “PC방 위치마다 다르지만, 저희 지점의 경우 직장인들이 많아 스타크래프트를 많이 찾는다”며 “스타크래프트 월 매출이 전체 매출의 2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어 리마스터를 도입할 시 부과되는 금액은 약 60~80만 원 정도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PC 업주들의 볼멘소리가 높아지자 블리자드 측은 리마스터 버전을 원하지 않는다면 원작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를 무료로 플레이할 수 있도록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점도 PC방 업주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리마스터를 도입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리마스터의 경우 키 하나만 누르면 원작 버전의 스타크래프트를 이용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게 리마스터를 구입해야 한다”며 “기존 버전의 ‘접속 이상’ ‘화면 깨짐’ 등이 최근 들어 심해져 리마스터를 구입하게끔 만드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리마스터와 브루드워 중 무조건 ‘한 가지’만 PC방에서 선택해 한 버전만 이용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또 리마스터 버전을 도입할 경우 기존에 구입했던 패키지는 모두 ‘폐기’해야 한다. PC방 내 PC의 수대로 구입한 부루드워 CD는 수십여 개에서 수백여 개였다. 구입 당시 많은 돈을 들였지만 블리자드 측이 이 부분에 대한 ‘보상’에 대한 이야기가 없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블리자드의 해명
 
일요서울은 블리자드 측에 ‘별도요금(과금)’ ‘이중과금’ ‘선택 옵션’ ‘선택 옵션에 따른 무보상’ 등에 대해 문의했다. 이에 블리자드 측은 “과금이 오는 16일부터 이뤄진다”며 “그 전에 PC업주들이 (리마스터와 브루드워 중)선택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선택 옵션에 대해서 한 가지를 선택하면 다른 게임은 할 수 없는 건 사실이지만, 한 번 선택으로 끝까지 못하는 건 아니며 업주들이 선택을 변경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브루드워 CD 보상에 대해서 “보상에 대한 이야기는 나온 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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