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금니 아빠’ 이영학(35) 씨의 범행 동기가 밝혀지자 국민들은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여중생 딸의 친구인 A(14)양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재운 뒤 하루 동안 음란행위를 하다가 A양이 깨어나 저항하자 살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전히 의혹은 남아 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진 아내와의 관련성과 뚜렷한 직업 없이 고급 외제차를 여러 대 모는 호화생활 등이 그것이다. 경찰은 이 씨를 검찰에 송치하는 한편 해당 의혹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 씨의 범행은 당초 그의 주장과 달리 계획적이었다. 그는 과거 자신의 집에 놀러 왔던 A양을 범행대상으로 선정하고, 성적 욕구를 해소할 목적으로 자신의 딸 이모양과 A양을 집으로 유인할 계획을 세웠다.
 
이 양은 지난달 30일 낮 12시 20분경 A양에게 전화를 걸어 ‘집에서 영화를 보고 놀자’며 집으로 유인했다. 이 과정에서 이 씨는 딸 이 양과 함께 수면제를 담은 음료수병을 범행 하루 전날 냉장고에 넣어 준비해두는 치밀함을 보였다. A양이 잠든 뒤 이 씨는 딸을 외출하도록 내보냈고, 이어서 A양을 성추행했다.
 
이 양은 오후 3시 40분부터 4시간가량 친구들과 노래방 등에서 시간을 보낸 후 귀가했다. 다음 날에도 이 양은 오전 11시 53분경부터 1시 44분경 귀가할 때까지 홀로 외출해 시간을 보냈다.
 
이 씨의 살인은 이 때 이뤄졌다. 이날 낮 12시 30분경 A양이 깨어나 소리를 지르며 반항하자 이 씨는 신고할 것에 두려움을 느꼈다. 그는 수건과 넥타이로 A양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
 
A양이 사망하자 이 씨는 이날 오후 9시 30분경 이 양과 함께 사체를 가방에 넣어 차량 트렁크에 싣고 강원도 영월군 야산으로 이동해 유기했다. 이 과정에서 공범 B씨(36)는 이 씨의 범행 사실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차량을 제공하고 은신처 마련에 도움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A양의 어머니는 지난달 30일 딸이 이 양을 만나러 나간 뒤 돌아오지 않자 이날 오후 11시 20분경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실종 신고 후 12시간 이상은 A양이 살아있던 셈이다.
 
범행 동기는 밝혀졌지만 여전히 의혹은 남아 있다. 이 씨는 지난달 6일 투신자살한 부인 최모(32)씨의 죽음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최 씨는 의붓시아버지의 8년간의 성폭행에 여러 성적 학대로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경찰 조사 과정에서 최 씨에게 성매매를 강요하고 성매매 장면을 영상으로 촬영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양을 임신했을 때 부인 최 씨의 나이는 16세에 불과했으며, 출산 당시 아내는 17살의 나이였다는 점 등을 미루어 볼 때 전문가들은 “이 씨가 이미 성적인 조숙성이나 비행성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형식상으로는 합법적인 결혼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약탈혼이나 강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도 나온다.
 
실제로 최근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최 씨가 남긴 A4용지 4장 분량의 유서에는 “남편에게 성적 학대를 당해왔다. 지속된 폭행이 견디기 힘들었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또 지난달 초 최 씨를 염하는 과정에서 이 씨는 아내 시신에 수차례 입을 맞추는 장면을 스스로 촬영해 일부 언론사에 직접 제보하기도 했다. 현재 경찰은 최 씨의 변사사건과 관련해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의혹은 또 있다. 희귀병인 거대백악종을 알리고 이를 통해 수령한 기부금으로 호화로운 생활을 했는지 여부다. 이렇게 되면 기부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셈이 된다. 그는 ‘수술을 받을 돈이 없다’고 호소해 상당한 돈을 모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실제로는 복수의 고급 외제차를 모는 등의 생활을 이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씨는 10여 년 전부터 방송 등을 통해 ‘어금니아빠’로 알려진 이후 많은 기부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고급 외제차 등을 끌고 다닐 정도로 충분하지 않을 뿐 아니라 특별한 직업 없이 호화생활을 한 것은 ‘기부금 유용’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 씨 가족은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돼 중랑구에서 생계급여 등으로 월 160만∼170만 원을 지원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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