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들의 물밑 움직임이 활발하다. 6.13 지방선거가 끝나고 8월경 전당대회를 치를 예정이다. 집권 여당이 된 이후 처음으로 치러지는 데다 문재인 정부 집권 2년 차를 안정적으로 이끌어야 하는 중책이다. 또한 2020년 21대 총선을 이끌며 공천권에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당 대표를 거쳐 대선 고지에 오른 만큼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벌써부터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차기 대권을 노리는 주자라면 누구라도 당 대표에 나서려고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안희정, 이해찬, 김두관 범친노 3인방에 송영길, 이인영 운동권 그룹, 비문에서 친문으로 돌아선 이종걸, 정통 관료출신 김진표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 유학길 떠난다던 안희정, 문 대통령 신년회동 후 당권 도전 유턴?
- 친문 주류 '부재'에 원조 친노 3파 文心 쟁탈전 격화
 

유력한 당 대표 주자로는 안희정 충남지사가 있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까지 안 지사는 측근들에게 ‘쉬고 싶다’, ‘공부하고 싶다’며 충남도지사 임기를 마치고 잠시 휴식기를 가지고 싶다고 토로했다. 해외 유학설도 나왔다. 이는 8월 전당대회에 나서질 않겠다는 뜻으로 여권에서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하지만 최근 안 지사가 당권 도전에 대한 의지를 다시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당권 도전 재부상
‘친노·친문’ 들썩

 
여권 내 한 인사는 “안 지사가 청와대 신주류와 불편한 관계,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과 공방 등 견제가 심해 잠시 정치적 휴식기를 가지려고 한 것은 맞는 것 같다”며 “하지만 신년을 맞이해 안 지사가 문 대통령과 단독 회동을 가지면서 당권 도전, 공부 등 차기 행보 관련 솔직한 대화를 나눠 당권에 나서는 것으로 정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특히 회동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하고 싶은 것을 하시라”고 힘을 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안 지사는 3선 도지사 출마의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불출마할 뜻을 밝히면서까지 당권 도전에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대선 경선에서 문 대통령 지지자들의 충돌로 남은 앙금이 새 정부가 출범한후에도 지속되었다.
 
‘청와대 왕따설’까지 나오면서 당권 도전에 회의적이었다는 게 측근의 전언이었다. 자칫 당권 도전에 실패할 경우 차기 대권 도전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한몫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하지만 문 대통령과 신년 회이후 안 지사가 당권 도전의 의지를 불태우면서 전당대회 열기는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안 지사가 당권 도전에 본격 나설 경우 경쟁자로는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이하 전대협) 출신인 이인영(3선, 서울 구로갑), 송영길 의원(4선, 인천 계양을)과 경남도지사를 지낸 김두관 의원(초선, 김포갑), 문재인 정부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을 역임한 김진표 의원(4선, 수원무), 비문에서 친문으로 돌아선 이종걸 의원(5선, 안양 만안구) 등이 꼽히고 있다.
 
이인영, 송영길 의원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함께 대표적인 전대협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신주류로 분류되고 있다.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전대협 부의장을 지낸 송 의원은 비문이었지만 문 대통령 캠프에서 중앙선대위 총괄본부장을 맡으면서 친문으로 돌아섰다.
 
송 의원은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종걸 의원 역시 비문이었지만 지난 대선을 거쳐 친문으로 전향했다. 이재명 캠프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다가 문재인 캠프 선대위원장을 맡아 대통령 당선에 일조했다.
 
이인영·송영길 전대협·
김두관 ‘다크호스’ 부상

 
고려대 총학생회장을 전임한 이인영 의원은 전대협 1기 의장 출신으로 우 의원이 당시 부의장이었다. 임 실장은 전대협 3기 의장 출신이다. 이 의원은 현재 당권 도전과 거리를 둔 채 국회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여당 간사로 활동하고 있다.
 
우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로 운동권 내 역할분담을 한 상황이다. 청와대 신주류의 지원과 당내 운동권 세력이 뭉칠 경우 전당대회 ‘다크호스’로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단, 송 의원과 이 의원 간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김진표 의원은 문재인 캠프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에는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을 역임하며 경륜을 다졌다. 참여정부 시절 경제부총리와 교육부총리 등을 맡으면서 관료출신 역량을 발휘해 문 대통령의 국정방향을 잘 이해할 수 있는 관리형 리더로선 적합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전당대회 또 다른 ‘다크호스’로는 김두관 의원이 꼽히고 있다. 김 의원은 참여정부 초대 행자부 장관을 역임했고 2010년 지방선거에서 3번째 경남도지사에 출마, 민주당 깃발을 꽂는 데 성공한 바 있다. 그러나 2012년 도지사직을 관두고 대선 출마에 나섰지만 경선에서 3위에 머물렀다. 김 의원은 ‘남해군수’에서 ‘도지사’까지 이룬 경력으로 ‘리틀 노무현’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한편 참여정부 총리와 민주통합당 당 대표를 역임한 이해찬 의원(7선, 세종시)의 ‘당대표 출마설’도 나오고 있다. 이 의원은 노무현 재단 이사장을 겸직하고 있을 만큼 강경 친노 인사이자 원조 친노의 좌장이다.
 
하지만 당 대표 출마설이 나돌기 전까지 하반기 국회의장직 선거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진로를 바꾼 배경으로 여야 의원들이 경쟁후보인 문희상 의원을 차기 국회의장으로 선호하는 상황에서 경선에 패하기보다 당 대표 도전이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게 아니겠느냐는 관측이다. 이 의원 측근들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뒷받침하는 데 이 의원처럼 큰 경륜이 있는 인사가 필요하다고 설파하고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찬 당권 도전설
안희정 ‘견제 카드’?

 
하지만 또 다른 해석도 나오고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당내 2인자인 안희정 지사가 당권 도전에 본격 뛰어들 채비를 하자 마땅한 친문 진영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견제 카드로 출마를 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았다.
 
이 인사는 “그러나 문 대통령이나 친문 주류가 이 의원을 지지하기는 힘들고 이 의원의 개인적인 결심일 공산이 높다”며 ‘청와대 사전 교감설’에는 무게를 두지 않았다. 차기 당권 역시 지난 전당대회에서 친문의 지지를 받아 추미애 후보가 당 대표에 오른 것과 마찬가지로 친문 진영의 의중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로선 하마평에 오르는 후보군에서는 친문의 입맛에 맛는 당 대표감을 찾기 힘든 현실이다. 결국 범친노계로서 안희정, 이해찬, 김두관 3인방이 ‘대통령의 복심’을 두고 물밑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