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상화폐부터 제약·바이오까지 관심 증폭

<사진-뉴시스>
[일요서울|강휘호 기자] 주식 시장의 테마주는 개미라고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의 지갑을 털어가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다른 종목들보다 특정한 사건에 따라 등락폭이 크게 나타나기 때문에 위험성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의 버리지 못한 희망 때문일까. 주식 시장은 여전히 테마주가 곳곳에서 꿈틀거리고 있다. 일요서울은 앞으로 등락이 예상되는 테마주들을 하나씩 짚어봤다.

위험성은 높지만 대박 노릴 수 있어 인기 ↑
전문가 “주요 공시·기업 정보 등 따져봐야”


우선 6·13 지방선거와 관련한 정치 테마주들이 벌써부터 증시에서 요동을 치고 있다. 특히 서울시장 출마설이 나오는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 관련주들이 들썩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표적인 안철수 테마주로 꼽히는 안랩은 지난 20일 직전 거래일보다 25.56% 상승하면서 7만9100원에 장을 마쳤다. 또 안랩은 지난 13일부터 20일까지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면서 주가가 5만5100원에서 7만9100원으로 43.5% 급격히 올랐다.

또 다른 안철수 테마주로 분류되는 써니전자도 지난 20일 가격제한폭(30.0%)까지 오르는 등 5거래일 연속 주가가 상승해 2790원에서 4290원으로 53.7%나 치솟았다. 써니전자가 과거 안철수 전 대표와 업무상 아무 연관이 없다고 부인했음에도 여전히 관련주로 분류되고 있다.

경기지사 출마설이 꾸준히 제기되는 이재명 성남시장 관련주들도 비슷한 양상이다. 대표적인 이재명 테마주인 에이텍은 20일 1만6200원을 기록, 지난해 말 종가(1만950원) 대비 50여 일 만에 47.9% 상승했다. 

이러한 정치테마주들의 난립은 과거부터 끊이지 않고 나타나는 현상이다. 지난해 대선을 예로 들면 반기문관련주, 문재인관련주, 안철수관련주, 안희정관련주, 이재명관련주, 황교안관련주, 홍준표관련주 등 온갖 이름의 관련주가 난무했다.

다만 선거 중 후보가 포기를 하거나 논란을 일으킬 때마다 관련주들은 폭락을 피하지 못했다는 점이 문제다. 더불어 선거 이후 대부분 정치 관련주들이 오름폭을 반납하고 주가가 제자리로 돌아갔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식의 기초체력과는 전혀 무관한 등락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현상은 정치 테마주는 위험성이 높다는 방증이기도 한데, 정부 당국도 관리 감독으로 투자자들의 피해를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은 6월 지방선거 관련 테마주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것이라고 지난 12일 밝혔다.

금감원은 같은 날 발표한 올해 계획에서 지방선거 테마주 등에 대한 시장 정보 분석·감시를 강화하고 이상 징후가 발견될 시 신속한 조사에 착수하고 투자자 경보를 적시에 발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가상화폐 테마주에 대한 감시도 지속해서 강화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 조치 수준을 결정할 때는 부당이득 산출 기준을 개선해 단순차액 기준이 아닌 행위·사례별 산출 기준을 새로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가상화폐나 블록체인 관련 테마주 가운데 3분의 2 가량이 적자를 내거나 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가상화폐 테마주는 폭등과 폭락을 반복하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식 시장에서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테마주로 거론되면서 주가가 급등락한 50개 종목 중 21개사가 지난해 1∼3분기 누적 적자를 기록했다.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한 기업도 11개사였다.

따라서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가상화폐 투자 자제령과 고객 권유 금지 조치가 확산되는 가운데, 가상화폐 테마주도 고객 권유를 자제하라는 지침이 나오고 있다. 가상화폐 가격 등락에 따라 관련주의 변동성이 과도한 것이 배경이다.

정치와 가상화폐 테마주를 제외하면 제약·바이오 테마주와 남북경협주 등이 대표적 테마주다. 제약·바이오 테마주는 실적보다 신약 임상실험 성공, 선진국으로의 수출 등 기대감에 좌우되기 때문에 투기적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부의 의료 발전 사업 정책이나 선진국으로의 수출 등이 국내외 주요 현안으로 떠오를 경우에도 주가가 급등하는 성향을 보인다. 코스닥 시장의 경우 시가총액 상위 대부분이 제약·바이오 종목인데,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 신라젠과 메디톡스 등이 대표적이다.

남북경협주는 평창올림픽 후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에 따라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종목들이다. 남북경협주의 대부분은 개성공단에 공장이 입주된 기업들이 주인공들로 분류된다.

패션내의 업체 좋은사람들을 비롯해 로만손, 여성의류업체 신원, 반도체 부품업체 재영솔루텍 등이다. 그 외에도 북한에 전력을 공급하는 제룡산업, 이화전기, 광명전기 등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 에머슨퍼시픽, 복합비료 업체 남해화학, 농약제조업체 경농, 종자 업체 농우바이오 등 역시 관련주다. 인프라 개발, 광물 운송용 철도 등 인프라 업체, 가스설비 등의 기업들도 수혜주 중 하나다.

하지만 남북경협주 옥석 가리기도 여느 테마주들과 똑같이 신중성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불나방처럼 모여드는 묻지마 투자가 계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테마주가 주는 피해는 마지막에 탑승한 개인투자자들이 고스란히 떠안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한 증권 시장 관계자는 “투자자 입장에서 봤을 때 테마주 종목은 상당한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며 “테마주라는 것은 주가가 단기간 수직 상승하는 모습이 자주 나타나는데, 이는 곧 수직하락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 “대박을 꿈꾸면서 들어가는 사람들이 많은데 한 번 잘못 들어갔다가는 종목이 없어질 때까지 팔지도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면서 “늘 조심해야 하는 것이 작전·테마주다. 주요 공시, 기업 정보 등을 모두 따져본 뒤 투자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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