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심으로 외길 걷는 CEO 6인의 성공철학은?

다양한 시스템과 합리적 원가 구성으로 안정적 수익구조 마련
 
2018년 새해 소비심리 회복을 기대하며 시작됐지만, 여전히 창업시장은 한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프랜차이즈는 큰 몸살을 앓았다. 일부 프랜차이즈 CEO(전문경영인)의 파행에 갑질 운영 등 사건사고가 연이어 터졌다. 이로 인해 프랜차이즈 가맹본사의 매장 출점은 물론 기존 가맹점주들의 점포 운영까지 힘들게 만들었다. 이런 가운데 자신만의 독특한 노하우로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성공을 써나가고 있는 대표들이 있어 관심을 얻고 있다. 수익성에 기반을 둔 시스템화와 가맹점과의 신뢰를 위한 이익 공유, 열정을 바탕으로 한 뚝심 있는 외길 등 6인의 프랜차이즈 CEO의 성공철학을 짚어봤다.
 
세탁 기술의 현대화로 세탁편의점 시장의 저변 확대를 이룩한 월드크리닝 한정남 대표의 성공철학은 수익성에 기반을 둔 시스템화다. 이를 위해 세제와 세탁기계 등은 모든 인프라를 갖춘 일본의 기술을 벤치마킹했다. 한 대표의 시작은 먹고 살기 위한 창업이었다. 1998년까지 창원공단에서 제조업 기술 엔지니어였던 한 대표는 외환위기 이후 회사를 그만둔 후 먹고 살기 위해 당시에 안정적이었던 세탁전문점을 오픈했다.
 
세탁 기술을 배운 그는 경쟁력으로 낮은 가격을 책정했지만, 문제는 수익성이었다. 소상공인지원센터 등을 통해 자금을 지원받은 그는 2001년 마산시 회성동에 세탁공장을 설립했다. 공장과 매장을 잇는 온라인시스템과 드라이클리닝 회수 시스템도 도입했다. 위기극복 방안으로 그가 가진 기술을 이용한 자동화시스템 정착과 일본의 기술 벤치마킹을 선택한 것이다.
 
이탈리안 하우스 콘셉트의 돈가스전문점 부엉이돈까스 유전균 대표는 국내 돈가스 시장에 최초라는 수식어를 만들어낸 이다. 프리미엄 제주산 돈육을 100시간 저온숙성하면서 세계 최초로 녹차마리네이드를 도입한 데다 국내에 존재하지 않았던 스노우치즈돈가스, 아이스돈가스, 볼케이노돈가스 등을 최초로 개발했다. 여기에 전문 주방장이 필요 없는 퀵조리 시스템과 합리적 원가 구성으로 안정적 수익구조도 장점이다.
 
지난해에는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이익공유형 프랜차이즈 기업으로도 선정돼 착한 프랜차이즈로도 인식을 높이고 있다. 부엉이돈까스가 준비하고 있는 사업은 2가지다. 하나는 CK(Central Kitchen) 공장 설립으로 발생되는 소스의 제조 원가 절감에 따른 수익을 가맹점과 나누는 것과 매년 말 당기 순이익의 10%을 다음 년도 각 가맹점들의 마케팅 비용과 물류지원 예산으로 편성해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소자본 창업을 모토로
 
외식 아이템 중 대표적 레드오션인 치킨시장에서 소자본 창업을 모토로 높은 인지도를 얻고 있는 브랜드가 티바두마리치킨이다. 유상부 티바두마리치킨 대표는 성장비결에 대해 “끊임없는 노력과 성실함을 바탕으로 열정을 더했더니 점주들과 소비자들이 이를 인정해주고 신뢰해 준 결과”라고 말했다. 사실 유 대표는 20대에 화장품, 판촉물 등을 제작, 수입하는 유통업을 시작으로 30세에 영업의 달인으로 불리며 수십억 원을 벌기도 했다. 하지만 두 번의 실패 후 그에게 남은 것은 없었다.
 
다시 시작해보자는 생각에 연고가 없는 부산으로 내려간 그는 특유의 성실함으로 닭가공 명장으로부터 기술을 배워 지금의 티바두마리치킨을 만들었다. 그는 브랜드를 만들면서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도록 끊임없는 개발에 중점을 뒀다. 그 중 하나가 진공상태에서 닭을 염지하는 것. 당시 해외 유명 치킨 브랜드가 사용하던 염지법이다. 속살은 부드럽고, 겉은 바삭한 게 특징이다. 소스와 파우더도 자체 개발에 성공했다. 유 대표는 “가맹점 숫자보다는 폐점 없이 가맹점들이 운영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60~70년대 기차 여행객들의 향수 중 하나가 대전역 간이음식점에서 즐기던 가락우동이다. 이런 추억을 밑바탕으로 탄생한 브랜드가 용우동이다. 1997년 창업 이후 벌써 21년이 흘렀다. 용우동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외식 시장에서 우동 대표 브랜드로 인지도를 유지할 수 있던 비결은 이영찬 대표의 시대를 앞서는 선견지명이다.
 
이 대표는 분식업계에서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분식점의 세트메뉴도 이 대표가 처음 시도했다. 돌솥비빔밥과 돈가스도 분식 업계에서는 용우동이 처음이다. 2000년대 초에 등장한 치즈돈까스, 고구마치즈돈까스도 마찬가지다.
 
이 대표는 지난해 2년 여간의 조사와 연구개발을 통해 분식발전소 브랜드도 론칭했다.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품질을 높이고 편하게 장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게 특징이다. 이 대표는 “분식점은 많은 메뉴로 인건비 부담도 큰 상황”이라며 “고객의 선택 폭은 넓히되, 일손을 줄이기 위해 자동주문발매기와 셀프시스템을 과감히 도입했다”고 전했다.
 
소비자의 트렌드 파악
 
김민철 정성만김밥 대표의 성공철학은 18년째 이어온 김밥 외길이다. 2000년 분당 서현역 인근에 자신만의 김밥집을 오픈한 이후 지금까지 김밥에만 매진해 오고 있다. 저가형 김밥을 판매하던 김 대표는 2014년 전국을 돌며 김밥 메뉴 개발에 들어갔다.
 
그는 정성만김밥의 탄생 배경에 대해 “두 세달 전국을 돌아다녔다. 김밥 맛집이라고 소문난 곳은 제주도를 포함해 전부 가봤다. 그 집의 장점이 무엇인지, 소비자의 트렌드는 어떤지 등을 파악하려고 노력했다”라고 설명했다.
 
정성만김밥은 단무지를 사용하지 않는다. 국내산 무를 직접 절여 사용한다. 먹고 나면 깔끔하다는 게 고객들의 평가다. 여기에 숯불의 향을 담은 숯불직화구이김밥 등 독특한 메뉴도 만들었다. 2014년 11월 서울 도곡역 인근에 오픈한 매장은 대치동 김밥 맛집으로 평가받으며 소셜네트워크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가네 김용만 회장도 성공적인 프랜차이즈 CEO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김가네김밥의 특징은 고객이 볼 수 있게 매장 쇼윈도에서 즉석으로 김밥을 만드는 것이다. 고객은 위생적인 환경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데다 김밥 만드는 모습을 보면서 재미까지 느끼는 요소가 됐다. 김가네가 대학로에서 처음 시작할 때 명물로 자리 잡게 된 이유다.
 
김 회장의 경영철학은 호시우보(虎視牛步)다. 호랑이의 눈매처럼 목표를 향해 예리한 판단력을 견지하되, 황소의 걸음걸이처럼 조급하지 않으면서 우직하게 정해진 목표를 향해 앞으로 나아간다는 의미다. 일부 프랜차이즈 대표들이 다브랜드 전략을 펼치는 것에 비해 김 회장은 뚝심있게 김가네 브랜드의 내실을 다지는 데만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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