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역대 최연소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그는 틀에 박힌 이데올로기를 거부하며 실패한 기득권 정치를 개혁하겠다고 나섰다. 신선하고 과감함이 사회당과 공화당 정권에 실망한 유권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마침내 국민들은 그에게 나라를 맡기기로 작정하고 결선 투표에서 ‘비주류’ 출신인 그에게 압도적인 표를 몰아줬다. 이렇게 2017년 39세의 역대 최연소 프랑스 대통령 시대가 열렸다.   
프랑스 국민들은 그에게 ‘유럽의 병자’로 불리던 프랑스 경제를 치료하라고 명령한 것이다. 마크롱은 이에 화답해 취임하자마자 노동 개혁과 기업 활동 활성화에 박차를 가했다. 강대한 노조가 경제 활력의 걸림돌이라는 확신 하에 기업의 해고 권한을 확대하는 한편 노조의 협상권을 약화한 데 이어 실업급여 개편 작업을 펴나갔다.  
그러자 분기별 실업률이 2009년 이래 최저치로 떨어지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에 이르렀다. 세제 수술에 힘입어 외국으로 떠났던 기업들이 속속 자국으로 돌아오는가 하면 일자리 창출과 소득 증대가 구체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덕분에 만성 침체의 프랑스 경제가 활력을 되찾은 게 불과 1년도 안 된 사이 일어난 일이다.   
그러나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지지율은 35%까지 곤두박질쳤다. ‘프랑스 병’을 뜯어고치려는 그의 개혁에 대한 기득권 세력의 반발이 확산됐기 때문이지만 마크롱은 그에 개의치 않고 개혁의 집념을 더욱 불태워 중단 없는 개혁을 선언했다. 
인기 없는 정책들을 뚝심 있게 밀고 나가며 공무원을 12만 명이나 감원키로 결정하고 역대 어느 정권도 손대지 못했던 빚투성이 공공기관에도 메스를 가했다. 그러자 내려갔던 지지율이 다시 올라가고 있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가 탄생한 지 1년이 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사태에 힘입어 어렵사리 거머쥔 정권이다. 어찌 됐건 국민들은 전 정권과는 달라야 한다는 염원으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택한 바다. 
그 후 확실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 노동 개혁은 사실상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강성노조에 갇혀 공공 부문의 군살을 빼기는커녕 공무원을 17만 명이나 더 늘릴 계획이다. 
오랜 침체기에 있던 프랑스 경제가 살아나고 세계 경제도 그 어느 때보다 호황을 누리고 있는데 우리는 여전히 청년 실업과 일자리 난을 겪고 있는 모순된 상황이다. 실업수당 규모도 점점 커지는 형편이고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바람에 자영업자들의 고통은 점점 심해지고 있다, 외국 기업들은 하나둘씩 한국을 떠나고 예견된 쓰레기 대란이 일어나도 ‘땜질’ 식 대응뿐이다. 이 모든 상황에 내각은 없고 청와대만 보인다는 자조(自嘲)가 따갑다. 
문재인 정부가 지나치게 과거에만 매달려 미래로 나아가려 하지 않는 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 데는 보수정권 때의 지나친 ‘적폐청산’ 작업이 미래로 가는 발목을 잡고 있다는 인식이 큰 몫을 한다. 적폐는 마땅히 청산되어야 하지만 문 정부는 거기에 모든 것을 걸고 ‘올인’하는 듯한 인상을 심은 게 사실이다. 
문제는 현 정권 하에서도 코드인사와 김기식 파문, ‘댓글공작’이 과거 정부와 전혀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과 집권여당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지지율은 고공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다. 경제 상황은 더 나빠지고 있는 터에 세대 간, 계층 간, 이념 간 갈등의 골이 점점 깊어가고 있는데 이 무슨 아이러니인가 싶으나 아직까지는 국민들이 기대를 포기할 수 없는 곤궁함의 역설적 현상으로 보인다. 
이는 과거 정권 때의 1년 차 현상과도 거의 다르지 않다는 점을 여권이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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