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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24주년특집] “지방선거 D-30, 게임 끝났다” ‘보수궤멸’ 예고, ‘정계개편론’ 대두

기사승인 [1254호] 2018.05.11  16: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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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한국당 TK 지역당 전락 위기

[일요서울ㅣ고정현 기자] “이미 게임은 끝났다”. 6.13 지방선거를 한 달 앞둔 여의도의 분위기다. 지선 판세가 보수 진영에 절대적으로 불리하게 전개되면서다. 자유한국당은 확실한 당선 가능 지역이 대구·경북(TK)으로 좁혀진 상태다. 부산·울산·경남(PK)마저 ‘경합지역’에서 ‘열세지역’으로 판세가 뒤집혔다. 바른미래당의 상황은 더욱 참담하다. 유일하게 해볼 만한 지역으로 꼽히던 서울에서도 불씨가 꺼져가고 있다. 광역단위 전패(全敗) 관측마저 나온다. 그러자 정치권에선 벌써부터 ‘보수 궤멸’ 예고와 함께 ‘정계 개편 불가피론’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보수 맏형’ 역할을 해야 할 자유한국당이 ‘TK 자민련’으로 추락하고, ‘보수 대안’을 자처하는 바른미래당마저 ‘차별화’에 실패했을 때 2020년 총선 이전 정계 개편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것이다. 여기에는 홍준표 대표의 ‘불안한 리더십’과 친안·친유계의 ‘어색한 동거’가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 洪의 ‘불안한 리더십’+친안·친유계의 ‘어색한 동거’... 정계 개편의 ‘촉매’
- 보수 개편 주도할 ‘구심점’에 이완구? “혼자만의 생각일 뿐...”


6.13 지방선거가 다가오면 올수록 ‘기울어진 운동장’은 더욱 기울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미투·드루킹 등 여권의 잇따른 악재에도 불구하고 보수 진영은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두 보수 정당의 참담한 현실은 여론조사 수치에 그대로 드러난다.

낭떠러지 앞 보수...‘수도권·PK’ 與 후보 1위

지난 5월 3일, 코리아리서치센터가 MBC 의뢰로 4월 30일~5월 1일 2일간 조사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는 다음과 같다.

▲부산시장 : 더불어민주당 오거돈 48.5%, 자유한국당 서병수 18.4% (유선전화면접 25.6%, 무선전화면접 74.4% 방식으로 부산광역시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남녀 802명의 응답을 받은 것으로, 응답률은 17.3%). ▲울산시장 : 더불어민주당 송철호 42.1%, 자유한국당 김기현 22.5%, 바른미래당 이명희 1.4% (유선전화면접 25.5%, 무선전화면접 74.5% 방식으로 울산광역시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남녀 804명의 응답을 받은 것으로, 응답률은 18.8%). ▲경남지사 :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38.7%, 자유한국당 김태호 27.9% (유선전화면접 26.2%, 무선전화면접 73.8% 방식으로 경남 지역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800명의 응답을 받은 것으로 응답률은 16.6%). ▲서울시장 :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48.3%, 자유한국당 김문수 9.3%, 바른미래당 안철수 16.5% (유선전화면접 20.9%, 무선전화면접 79.1% 방식으로 서울특별시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남녀 809명의 응답을 받은 것으로, 응답률은 15.4%). 위 여론조사에 대한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4%p다. (해당 여론조사에 대한 상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위 여론조사에 따르면 자유한국당은 대구와 경북을 제외한 광역단체 모두에서 더불어민주당에 참패할 것으로 집계됐다. 바른미래당의 형세는 더욱 심각하다. 남경필 경기지사와 원희룡 제주지사가 탈당해 광역단체장을 한 석도 보유하지 못한 상황에서 유일하게 기대를 걸어 볼 만했던 서울에서조차 박원순 현 시장과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쯤 되자 여의도에선 지선 이후 ‘보수 궤멸’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정계 개편’의 당위성이 제기된다. 정당의 근본적인 목적은 선거 승리다. 그런데 한국당이 ‘TK 자민련’으로 전락하고 바른미래당이 광역 단체장 선거에서 한 곳도 가져오지 못한다면 생존을 위한 정계개편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정계 개편 시기는 당내에서 지선 참패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면서부터 급속도로 앞당겨 질 것으로 보인다. 지선 참패 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모두 현 체제에 책임을 물은 다음 어쩔 수 없는 ‘결합’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선 전부터 이미 두 보수 정당 지도부의 ‘리더십’은 도마 위에 올라 있는 상태다.

한국당은 홍 대표의 독단적인 리더십이 지탄을 받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 이후 홍 대표가 연일 격한 발언을 쏟아내자 김태호 경남도지사 예비후보, 남경필 경기도지사, 유정복 인천시장 등 이번 지방선거에 나서는 한국당 일부 후보들은 홍 대표와 거리두기에 나섰다. 설상가상으로 4선 중진인 강길부 의원은 홍 대표와 설전을 벌이다 6일 결국 탈당했다. 나경원 정우택 이주영 의원 등 비홍계 중진 의원들과 홍 대표 사이의 ‘앙금’도 잠복해 있다.

한국당, 조기 전대로 ‘새 선장’ 뽑고 친유계 흡수 시동

이런 상황에서 한국당이 홍 대표가 호언했던 ‘광역단체장 6곳 수성’은커녕 TK를 제외한 모든 곳에서 패했을 때 홍준표 체제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지선 이후 치러지는 한국당의 조기 전당대회에서 당내 잠복해 있던 홍 대표에 대한 ‘분노’가 한꺼번에 폭발할 공산이 높다. 전대 이후 새 ‘선장’이 한국당의 운전대를 잡고 정계개편을 주도할 것이란 관측이다.

바른미래당엔 애초에 리더십 자체가 ‘실종’돼 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통합 후에도 완전히 하나가 되지 못하고 있다. 친안철수계와 친유승민계는 현재 당명만 같이 쓸 뿐 당사와 당 조직을 모두 별도로 가지고 있다. ‘지선 승리’라는 대의를 위해 잠시 ‘정략결혼’을 했지만 지선이 끝난 직후엔 서로에게 지선 참패 책임을 전가하면서 ‘이혼’ 수순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당장 친안계는 안철수 후보의 선전 여부와 상관없이 ‘당이 어려울 때 험지로 갔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유승민계에 책임을 전가할 공산이 크다. 그러면서 친안계는 한국당이 아닌 자신들이 정계개편 소용돌이의 중심에 서고자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3일 손학규 전 국민의당 상임고문은 바른미래당 선거대책위원장을 수락하면서 “지방선거 뒤 진행될 정계 개편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6.13 지방선거를 계기로 홍 대표와 한국당을 극우로 밀어내고,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의 선전을 이끌어 정계개편을 주도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손 위원장의 바람대로 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바른미래당 내부에서조차 제기된다. 당의 기반이 너무 약하다는 것이다. 이에 정치권에선 지선 이후 친안계와 친유계가 분열하고 친유계는 한국당에 ‘흡수’되는 식의 정계개편 시나리오가 중론으로 자리매김해 가는 모양새다.

다만 정계 개편을 주도해야 할 한국당에 구심점이 될 만한 ‘인물’이 없는 점은 변수다. 지선에서 승리하든 참패하든 조기 전대를 개최해 자신의 재신임을 묻겠다는 홍 대표의 자신감이 이 같은 한국당의 인물난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홍 대표의 최측근 인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박정희 시대를 독재 시대로 깎아내리기도 하지만 결국 이를 통해 경제가 살아났고 대한민국이 레벨업 됐다. 홍 대표도 박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지선 이후 자신에 대한 재평가를 자신하고 있는 것이다”라면서도 “어떤 의미에서는 당내에 제대로 된 리더가 없다는 것도 홍 대표가 자신감을 가지고 움직이는 단초일 수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쯤 되자 비홍계 및 충청권 의원들 사이에선 홍 대표에 맞설 인물로 이완구 전 총리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지선 참패 이후 정계 개편 과정에서 한국당엔 당의 ‘리모델링’으로 족하다는 TK 및 친홍계 의원, ‘리모델링’이 아닌 ‘리빌딩’을 해야 한다는 수도권·충청권 및 비홍계 의원 사이 새로운 대립 구도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이 시점에 3선 국회의원, 충남지사, 국무총리를 역임하고 원외 인사이기에 지방선거 책임론에서도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는 이 전 총리가 ‘리빌딩’을 기치로 홍 대표를 끌어내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이에 대해 당내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이완구 전 총리는 당내 세력기반이 전혀 없다. 혼자만의 생각일 뿐이다”라고 일축했다.

민주당-민평당 ‘흡수론’...“득(得)보다 실(失)이 많다”

한편 보수 정당뿐만 아니라 민주평화당 역시 정계 개편 회오리를 피해갈 순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원내교섭단체 최소 의석수인 20석을 채우지 못한 민평당은 지난달 2일 정의당과 함께 공동교섭단체인 ‘평화와 정의’를 출범시켰다.

평화와 정의의 출범은 정치권 안팎에서 나름의 기대를 받았다. 무한 반복하는 대치 정국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힘겨루기, 사실상 원내 만장일치를 요구하는 국회선진화법의 틀 안에서 제 목소리를 내기는 역부족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민평당이 자신들의 ‘텃밭’인 호남에서조차 단체장을 단 한 곳도 가져오지 못한다면 바른미래당이 한국당에 흡수될 가능성이 높은 것과 마찬가지로 민평당은 민주당으로 흡수될 공산이 높다.

다만 한국당과 달리 민주당은 민평당의 흡수를 마냥 반기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흡수 이후 내부 교통정리 과정에서 심각한 갈등이 표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민평당 의원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표 시절 당을 깨고 나간 장본인들이다. 얻을 실리가 크지만 잃을 명분도 적지 않다는 얘기다.

이에 정치권은 지선 이후 민평당이 민주당에 흡수될 가능성을 높게 점치면서도 그 규모는 최소한에 그칠 것이고 그 최소한의 인원에 박지원, 천정배, 정동영 의원은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다.민주당이 민평당 전체를 흡수하는 것은 당내 갈등의 불씨를 스스로 키우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현재 민주당의 고공 지지율을 견인하고 있는 것은 문 정부에 대한 강한 지지 세력이다. 이들 중 강경 지지파는 국민의당 호남파 의원들을 고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지 않다.

민주당은 원내 제2당인 한국당이 내부 잡음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르는 것을 곁에서 지켜봐 왔다. 한국당에선 바른정당으로 떠났던 이들이 복당 하면서, 새로운 지역위원장들과의 충돌이 일어난 바 있다. 갈라져 있던 시간이 훨씬 긴 민주당과 국민의당 호남파의 경우 더 큰 잡음이 생길 개연성이 크다.

고정현 기자 jh0704@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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