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는 '신세계' 해외서는 '롯데'와...정면승부 예고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주목받고 있다. 현재 호텔신라가 운영 중인 신라면세점은 업계 2위다. 해외 면세점 오픈을 두고 1위인 롯데면세점과 자존심 대결이 치러질 전망이다.

3위인 신세계 면세점과도 경쟁을 앞두고 있다. 오는 22일 인천국제공한 제1여객터미널(T1) 면세점 사업을 두고 최종 승부를 가린다. 그 어느때보다 이 사장의 행보에 면세업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인천공항 T1 일부 지역 최종 사업자 선정 앞둬…외국서도 경쟁 중

 
<뉴시스>
이부진 사장에게 6월은 그 어느 때보다 긴장의 연속이다. 경쟁 업체와 사업권 향방을 둔 대결을 앞두고 있다. 

지난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관세청은 오는 22일 인천공항 T1 DF1(화장품·향수·탑승동)과 DF5(패션·피혁)를 운영할 최종 사업자를 발표한다.

앞서 인천공항공사는 두 구역의 복수사업자로 호텔신라(신라면세점)와 신세계디에프(신세계면세점)를 선정했다. 해당 면세 구역에서 조기 철수한 호텔롯데와 공항면세점 운영이 없는 두산은 경쟁에서 탈락했다.

전 품목을 판매할 수 있는 DF1은 약 6091㎡(1842평)으로 인천공항 T1 면세구역 중 가장 큰 규모다. 패션·피혁 품목을 할당받은 DF5는 약 1814㎡(548)로 입찰을 진행한다.

신라와 신세계의 대결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입찰 성공 여부에 따라 면세점업계 판도에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

지난해 기준 국내 면세점 점유율은 1위 롯데면세점(42.4%)에 이어 신라면세점(29.5%), 신세계면세점(12.2%) 순이다. 입찰에 들어간 전체 T1 면세구역의 지난해 매출은 8700억 원으로 전체 면세시장 규모(14조5000억 원)의 약 6%를 차지한다.

지난해 말 오픈한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T2)로 인한 매출 감소율 27.97%를 감안하면 5624억 원, 점유율은 약 4%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1차 경쟁에서 탈락한 롯데면세점 점유율은 38.4%로 낮아질 전망이다.

반면 신라면세점이 두 구역 입찰에 모두 성공할 경우 점유율은 33.5%로 높아져 1위 롯데와 동등한 30%대에 등극할 수 있다.

신세계면세점이 승기를 잡는다면 점유율 약 16%로, 올해 상반기 오픈 예정인 강남점까지 포함해 2위 신라와 격차를 좁힐 수 있다.
 
해외서 불 뿜는다

해외에서도 이 사장은 불꽃 튀는 경쟁을 예고한다. 신라면세점은 이달 28일 홍콩 첵랍콕공항 면세점을 그랜드 오픈한다.

신라면세점 첵랍콕공항점은 6개 구역 3300㎡ 규모로 화장품, 향수, 패션, 액세서리 등을 판매한다. 운영기간은 2024년 9월까지다.

첵랍콕공항점은 인천국제공항,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과 함께 아시아 3대 국제공항으로 꼽힌다. 2016년 기준 국제선 이용객수 세계 3위로 연간 7000만 명 이상이 이용하고 매일 1100여 대가 뜨고 내리는 대규모 공항이다.

이번 오픈으로 신라면세점은 3개 공항 모두에서 화장품, 향수 매장을 동시에 운영, 세계 최대 규모의 화장품, 향수 면세점 사업자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면세점 업계 1위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이달 말에 베트남 나트랑 국제공항 신(新)터미널에 면세점을 연다.

나트랑공항점은 롯데면세점이 해외에서 7번째로 여는 매장이다. 베트남에서는 다낭공항점에 이은 2호점이다. 매장 면적 1811㎡ 규모로 화장품, 향수, 시계, 패션, 주류, 담배 등 전 품목을 취급한다. 운영기간은 오는 2028년까지로 롯데면세점은 향후 10년 간 나트랑공항점에서 7000억 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면세점 기업들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일환으로 대형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글로벌경쟁력 확보를 위해 해외시장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와 신라는 오는 7월 23일 입찰을 마감하는 대만 타오위안 공항면세점 입찰에 참여할 예정이어서, 인천공항점에 이어 공항면세점 사업권을 두고 다시 한 번 격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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