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공유 경제’- GS ‘상생 경영’… 공유 인프라 본격화

국내 라이벌 정유업체 SK에너지와 GS칼텍스가 합작 런칭한 택배 서비스 ‘홈픽(Homepick)’이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갔다. ‘홈픽’은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물품을 보낼 수 있는 택배 서비스다. 이번 협업은 SK에너지와 GS칼텍스의 기업이념 ‘공유 경제’와 ‘상생 경영’이 현실화되는 첫 비즈니스 협력 모델이며, 여기에 택배업체 CJ대한통운과 스타트업 ‘줌마’가 함께 네트워크를 이룬다. SK에너지와 GS칼텍스는 이번 사업 외에도 공유 인프라를 활용한 사회적 가치 창출과 신규 사업 발굴을 함께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국내 정유업계 경쟁사 SK에너지와 GS칼텍스가 손을 맞잡고 새로운 공유 인프라 비즈니스 모델 구축에 나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 사는 주유소 네트워크를 활용한 첫 번째 모델로 C2C(개인 간)를 기반으로 한 택배서비스 ‘홈픽’을 런칭하고, 서울과 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 현재 시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홈픽’은 택배를 보내는 사람이 발송 주문을 하면 각 주유소에 상주하는 홈픽 직원이 1시간 안에 물품을 받아 주유소 서비스 지점에 전달하고, 이를 CJ대한통운 택배기사가 수거해 목적지까지 배송하는 시스템이다.

‘홈픽’ 택배 서비스는 부피나 무게에 상관없이 5500원에 이용이 가능하며, 서울 및 경기·인천 지역 오픈 기념으로 현재 3990원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홈픽’ 택배는 9월 중 전국 권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택배 접수는 이용하는 고객이 ‘홈픽’ 홈페이지 또는 CJ대한통운 앱, 네이버, 카카오톡, 인공지능서비스 누구(NUGU) 등을 통해 신청하고, 중간 집하업체(물류 스타트업)가 고객의 물품을 픽업해 거점 주유소에 집하·보관하면, 이를 CJ대한통운이 배송지까지 운송하는 체계로 이루어진다.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한 직장인은 “업무 특성상 배송할 일이 많은데 물품이 큰 경우에는 우체국이나 편의점 택배 이용이 번거롭고, 퀵 서비스는 비용 부담이 크다”면서 “홈픽은 단일요금이 적용돼 무게를 정확히 측정할 필요가 없고, 원하는 장소에서 빠른 시간 내에 서비스가 가능해 편리하다”고 말했다.
 
홈픽, 1시간 안에 실시간 물품 수거 가능
 
기존 택배 회사의 서비스를 이용할 때는 택배 기사와 약속을 따로 정해 놓고 기다려야 하는 불편이 따랐다. 또한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면서 반품 택배 요청이 늘고 있지만 빠른 시간 내에 수거되지 않아 구매 이용자들의 불만도 많았다.

이런 점에 착안해 만든 서비스 ‘홈픽’은 커피숍이나 마트와 같은 공공장소에서도 원하는 시간에 이용이 가능하다.

지금까지 택배시장은 높은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물품 발송에서 수령까지 고객의 택배 접수 및 대기 시간이 길다는 단점이 있었다. 반면 ‘홈픽’은 C2C 택배의 특화된 서비스로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홈픽’ 서비스는 전국 각지에 있는 주유소의 유휴 공간을 화물 터미널로 활용하고, 피커들은 자신의 주유소를 기점으로 반경 3km 이내를 오가는 등 이동시간을 줄였다.

주유소 입장에서도 수익성 개선에 플러스 요인이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석유 판매, 세차 등 제한적인 서비스만 제공하던 주유소 공간에 물류 허브 기능을 추가함으로써 별도 공간 활용을 통한 추가 수익 창출이 가능해 질뿐만 아니라, 향후 새로운 비즈니스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SK·GS 주유소 관계자는 “주유소 인프라를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 두 회사의 공통 지향점이 이번 제휴 사업으로 발전하게 됐고, 국내 최대 규모의 주유소 네트워크를 보유한 양 사가 의기투합한 만큼 시너지가 기대된다”며 “홈픽을 이용하는 고객 입장에서도 새로운 형태의 택배를 통한 가치 창출로 정유사-주유소-고객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 사는 큰 틀에서 스타트업과의 상생 생태계 조성, 주유소 공간의 새로운 활용을 통한 일자리 창출,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주유소를 기반으로 한 공유경제 확산을 목표로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또 이를 계기로 두 회사는 주유소 네트워크와 마케팅 역량 등을 활용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양 사가 보유한 자산 모두를 대상으로 신규 비즈니스 모델도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

 
       
주유소 네트워크 활용으로 시너지 기대

SK에너지와 GS칼텍스는 5대 5 비율로 주유소의 별도 공간을 스타트업 ‘줌마(Zoomma)’에게 제공하고 이를 택배 집화 거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이는 SK에너지의 ‘공유 경제’와 GS칼텍스가 추구하는 ‘상생 경영’이라는 큰 틀로 공감대를 형성해 자산 효율성을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택배를 보내는 데 드는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고, 주유소는 유휴 공간에 대한 안정적 임대수익을, 스타트업은 홈픽 서비스를 제공하는 3자 윈윈 네트워크가 구축되는 셈이다.

‘줌마’는 현재까지 서울 36개소, 경기 113개소, 인천 9개소를 오픈했으며, 8월까지 전국 600여개 주유소에 사무실을 확대·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플랫폼으로 기존 전국 주유소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만큼 향후 빠른 사업 확대가 가능할 전망이다.

‘줌마’뿐 아니라 주유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도 30% 정도의 임대수입을 추가로 얻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주유소와 스타트업의 공유 시스템이 C2C(개인 대 개인) 기반의 택배 방식으로 특화돼 기존의 B2C(기업 대 고객) 방식의 택배서비스 단점들을 보완한 것.
 
공유 인프라 비즈니스 모델로 사회적 가치 창출
 
한편 사회적 기업과 공유경제에 주목하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열린 ‘시카고 포럼’ 기조연설에서 ‘공유 인프라 프로젝트’의 사례로 ‘홈픽’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최태원 회장은 주유소 택배 서비스 사업과 관련해 “GS칼텍스의 제안이 있었다”며 “공유 인프라에 대한 설명과 함께 향후 다양한 협력을 늘려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SK에너지와 GS칼텍스는 핵심 자산을 소비자·사회공동체와 협력 공유해 새로운 가치 창출을 목표로 신규 사업도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 앞으로 양 사의 ‘공유 인프라 비즈니스 모델 구축’이 산업계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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