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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재계 회장님의 여름 휴가는?

기사승인 [1266호] 2018.08.03  16:5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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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택서 하반기 경영 구상…‘조용한 여름 나기’

[일요서울|김은경 기자] 대부분 기업들은 이달 말을 전후해 일제히 여름휴가에 들어간다.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2주간 휴식이 주어진다. 재계 총수들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역시 ‘조용한 여름휴가’를 택할 것으로 보인다. 시끌벅적한 휴식 대신 휴가 기간을 이용해 조용히 하반기 경영구상에 전념하는 모양새다. 특히 국내 주요 그룹은 젊은 총수로의 세대교체가 본격 시험대에 오른 상태에서 여름휴가를 맞이하고 있다. 이재용의 삼성, 구광모의 LG, 정의선의 현대차 등이 여름휴가 후 내놓을 경영구상과 변화에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총수 세대교체 본격 시험대 올라…신사업 모색
여름휴가 후 내놓을 경영 안건에 업계 관심 쏠려

올 여름 유일하게 유럽으로 휴가 떠난 총수는?
갑(甲)질 논란에 구치소 수감…휴가 없는 총수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여름휴가 계획을 따로 잡지 않고, 당면 경영 현안 해법과 미래 신사업 구상에 몰두할 계획이다. 이 부회장이 직접 인력 확보와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인공지능(AI), 전장사업 등 미래 신사업과 관련한 큰 그림을 구체화하는 시간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 부회장은 투자와 고용을 늘려 달라는 정부의 주문에 화답해야 하는 고민에 빠져 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일 인도 스마트폰 신공장 준공식에서 이 부회장을 만나 “한국에서도 더 많이 투자하고 더 많이 일자리를 만들어주기 바란다”고 당부한 바 있다.

현대차, 판매실적·그룹 지배구조 개편 고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도 자택에서 사업 구상차 가족들과 함께 조용한 휴식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노사가 8년 만에 여름휴가 전 임금협상 잠정 합의에 도달하면서 한시름을 놓았지만, 자동차 판매 실적과 그룹 지배구조 개편 해법 고민이 남아 있다. 현대차는 최근 계열사인 현대모비스 중심의 분할 합병안이 무산되면서 새로운 개편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휴가 시점은 공장에서 단체로 휴가를 가는 8월 초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도 이번 여름휴가를 하반기 경영전략을 세우는 데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1월 문을 여는 면세점의 운영 계획을 점검하는 한편 침체된 백화점 사업의 새로운 돌파구를 구상하는 중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오는 11월 서울 강남 코엑스의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380여 개 브랜드가 입점하는 면세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최태원 SK 회장은 휴가 기간 평소 강조해 온 새로운 경영전략인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한 근본적 변화를 구체화하기 위해 방안을 구상할 계획으로 보인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달 26일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진행된 ‘2018 확대경영회의’에서 각 관계사에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조직 및 제도 설계 방향에 대해 하반기 CEO세미나 때까지 준비하고 내년부터 실행에 착수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LG, 회장 취임 한 달…경영 현안 파악 집중

구광모 LG 회장도 아직 여름휴가 계획을 잡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LG그룹 지주사 (주)LG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한 이후 현재 지주회사 및 계열사 경영 현안 파악에 집중 중이다. 최근 그룹의 총수 자리에 오른 구광모 LG 회장은 지난 5월 부친인 고 구본무 회장의 타계로 이제 막 경영권을 물려받은 상태다. 구 회장은 오랜 실무경험을 살려 주요 수출국들과의 물밑 협상, 정부와 긴밀한 협조를 펼쳐야 하는 상황이다. 그에게 이번 여름휴가는 어떻게 위기를 돌파할지를 놓고 고민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택 경영’ 중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올해 여름휴가 기간 동안 별다른 일정을 잡지 않고 자택에 머무르며 경영 구상을 이어갈 전망이다. 황창규 KT 회장도 특별한 대외활동 없이 가족들과 함께 휴가를 보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도 여름 휴가철에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며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구상할 예정이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휴가 계획을 별도로 세우지 않았다. 최근 삐에로쑈핑 오픈 등 바쁜 대외 일정으로 휴가 일정을 잡기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재계 총수 중 이재현 CJ그룹 회장만 해외로 여름휴가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8일 유럽으로 출국한 이 회장은 휴식을 겸해 현지 시장 상황을 살펴보고, 하반기 이후 중장기 사업전략을 차분하게 구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이 올해 들어 잇달아 해외를 찾아 광폭 행보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이 회장이 중국, 미주, 동남아·호주에 이어 유럽에서의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휴가지를 유럽으로 잡은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휴가는 남 얘기” 꿈도 못 꾸는 재계 회장들

한편 휴가는 먼 이야기인 재계 회장들도 있다. 최근 갑질 논란에 휩싸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총수들의 휴가는 요원해 보인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은 기내식 대란을 일으켜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당한 상태로 휴가를 떠나기 다소 난감한 입장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딸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와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의 갑질 논란에다 횡령·배임 의혹까지 불거져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올해 여름을 서울구치소에서 보내고 있다. 신 회장은 2월 뇌물공여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으며 법정 구속돼 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2심 판결은 9월 말 또는 10월 초에 내려질 전망이다. 롯데그룹 경영진도 그룹 총수 부재라는 비상 상황 속에서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사업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총수 부재에 따라 설립된 비상경영위원회의 위원들인 황각규 부회장, 민형기 롯데지주 컴플라이언스 위원장, 이원준 유통부문장, 송용덕 호텔서비스 부문장, 이재혁 식품부문장, 허수영 화학부문장 등 그룹 수뇌부는 별다른 휴가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쉼의 경영’ 실천하는 은행권 수장들…휴가지 추천 도서는?

찜통더위 속에 금융권 수장들도 하나둘 여름휴가를 떠난다. 주로 국내에 머물면서 가족들과 함께 지내거나 독서를 할 계획이다.

은행권에 따르면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7월 마지막 주에 여름휴가를 보내며 국내에서 조용히 독서와 하반기 경영구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회장은 휴가지에서 읽을 책으로 ‘조선을 탐한 사무라이(이광훈 저)’를 추천했다. 메이지유신 당시 상투를 자르고 미래를 위해 투신한 사무라이 정신이 일본 근대화의 뿌리가 됐다는 내용이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도 올 여름 책과 함께 휴가를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올 상반기 순이익 순위에서 선두 KB금융지주와의 거리가 벌어지고 3위 하나금융지주와의 차이가 좁혀진 상황에서 조 회장은 독서를 통해 하반기 경영 구상에 몰두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용병 회장은 지난 1일부터 여름휴가를 떠났다. 가족과 함께 수도권의 모처로 휴가를 가는 조 회장은 두 권의 책과 함께했다. 조 회장이 휴가 기간 중 읽은 책은 김용운 한양대 수학과 명예교수가 쓴 ‘역사의 역습’이라는 책으로 구조주의적 역사관인 원형사관을 중심으로 역사와 풍토론, 사회구조, 정치, 외교 문제 등을 통찰한 인문서로 소개되고 있다. 또한 최인철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가 지은 ‘굿 라이프’도 조 회장의 휴가 중 독서 리스트에 포함돼 있다. ‘굿 라이프’는 인간의 행복과 진정으로 행복한 인생이 무엇인지를 통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8월 6~10일 휴가를 보내며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된 ‘예정된 전쟁’을 읽을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8월 둘째 주 휴가를 떠난다. 국내에서 머물며 하반기 구상과 휴식을 취할 생각이다. 위 행장은 미국의 마케팅 전문가 마크 펜이 쓴 ‘마이크로 트렌드X’를 휴가지에서 읽을 책으로 추천했다. 이 책은 각종 정보와 상품 등 선택지가 쏟아지는 시대에 소비자가 딱 원하는 틈새 트렌드의 성공 전략을 담고 있다.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은 지난 6일부터 가족들과 고향인 경기도 포천으로 떠났다. 휴가지에는 경영의 신이라 불리는 이나모리 가즈오 일본 교세라 명예회장의 ‘카르마 경영’과 이낙연 총리가 쓴 ‘어머니의 추억’ 두 권과 함께한다.

한편 윤호영·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와 심성훈 케이뱅크 행장은 각각 출범 1주년과 유상증자 진행 등의 현안이 많아 당분간은 근무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김은경 기자 ek@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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