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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재난적 폭염으로 들끓는 남대문 쪽방촌

기사승인 [1266호] 2018.08.03  18: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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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 있는 사람들은 밖에 나오지 못해"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덥다’는 말로 표현이 부족한 가마솥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매년 ‘올해가 가장 덥다’고들 말하지만 이번엔 ‘114년 만의 폭염’이라 차원이 다르다. 국민 대다수가 온 몸을 휘감는 더위를 피해 실내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오히려 밖이 시원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남대문 경찰서 뒤편에 있는 쪽방촌 거주민들이다.

일요서울이 서울 낮 최고 기록을 세웠던 무더운 날, 이들을 직접 만나 물었다. “폭염 속에서 안녕들 하십니까?”

그늘은 폭염 피하려는 주민들의 ‘동네 사랑방’
국가 지원 있지만 ‘노령층’ 여전히 사각지대


서울역 10번 출구로 나와 언덕을 오르면 남대문 쪽방촌이 눈에 띈다. 쪽방론 앞 넓은 도로 앞으로는 나무들이 줄지어 있어 그늘이 만들어졌다. 인근 회사원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짬을 내어 땀을 식히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그대로 쭉 올라가 꼭대기에 다다르면 더위를 피하러 온 쪽방촌 주민들이 있다. 나무 그늘은 러닝셔츠나 얇은 소재의 웃옷 등 가벼운 옷차림을 한 이들이 두런두런 이야기하는 만남의 장소이기도 하고, 심지어 식사를 그곳에서 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 더운 날 왜 밖에 나왔느냐고 묻자 일제히 “바깥보다 집 안이 더 덥다”는 말로 일축했다.

실내는 40도, 실외는 36도
“밖이 방보다 더 시원하다”


분명 그늘은 더위에서 한발 비켜서게 하지만 무자비한 햇볕에 이글거리는 아스팔트의 열기가 전해질 정도로 더운 날씨임에는 변함이 없다. 그날 서울의 낮 최고 기온은 39.6도로 ‘111년 만의 폭염’으로 기록될 정도였다.

방촌에서 12년가량 거주했다는 남성 A씨는 “방 안 (온도가) 40도 정도 된다”면서 “선풍기가 있지만 틀어도 따뜻한 바람이 나온다”며 소용없다고 말했다.

옆에서 듣고 있던 B씨 역시 “(더운 날씨 때문에) 집에서 잠도 못 잔다. 밖에서 난장 까고 잔다”며 “(밤에 바깥에서 잘 때) 바람이 불면 좋은데 (요즘엔) 바람도 안 분다”고 푸념했다.

더위는 한낮을 넘어 밤에도 ‘초열대야 현상’을 불러일으키며 기승을 부리고 있다. 쪽방촌 입구에 있던 그늘을 지나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갔다.

가는 길목에는 제대로 된 샤워 시설이 구비되지 않은 이곳 주민들을 위해 간이 샤워시설이 마련된 이동목욕 차량이 주차돼 있었다.

쭉 내려가다 보면 좁은 도로 한편으로 건물 몇 채가 계단을 따라 줄지어 있다. 현관문까지 열려 있어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지만 방 안에 있는 이들은 찾기 어려웠다. 열기를 피해 모두 밖으로 나와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의 모습은 그늘 아래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그들은 그곳에 플라스틱 의자 등을 가져놓은 뒤 옹기종기 모여 대화꽃을 피우는 모습이었다.

인근에서 작은 구멍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C씨에게 올해가 유난히 무더운 것 같다고 말을 붙이자 “최고로 덥다”고 응수했다. 온도계를 확인한 C씨는 “(기온이) 36도라고 나온다”며 고개를 저었다.
따가운 직사광선에 노출된 건물 벽면.

방 안이 40도에 다다른다고 하니 36도인 밖이 더 시원한 것이 사실이다. 건너편 건물 벽면으로 직사광선이 그대로 꽂히고 있었다. 군데군데 닫힌 창문들 위로 햇빛이 반사됐다.

C씨는 “햇볕이 (방을) 때린다. (그러니 방 안 온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심지어) 창문 없는 방도 있다”며 주거 환경의 열악함을 말했다.

옆에 있던 D씨도 “방이 겨울에는 차디차고, 여름에는 겨울마냥 뜨끈뜨끈하다”며 거들었다.

2017년 355번→2018년 1066번
온열환자 이송 출동 횟수 200%↑


이곳에 거주하는 이들은 대부분 65세 이상 고령 인구다. C씨는 “그나마 젊은 사람들은 더우니까 밖에 나오지, 나이 있는 사람들은 밖에 나오지도 못해 (시원한) 물을 (집으로) 가져다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노인의 경우 온열질환 등에 더욱 취약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거주환경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재난 수준의 폭염 속에 쪽방촌 거주민을 돕고자 시(市)와 자치구에서는 대책을 마련했다. 인근에 119안전지원센터가 마련돼 있었던 것. 이들은 시원한 물을 주민들에게 지급하거나 긴급 온열환자가 발생했을 시 응급 치료 등을 지원한다.

구조대 관계자는 “대략 하루 이틀에 한 번 꼴로 환자가 발생하는 것 같다”며 “여기 (방) 안이 굉장히 덥기 때문에 체온이 많이 올라 (119안전지원센터에) 실려 오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럴 경우 온열질환으로 판단하고 대응한다.

소방청의 ‘2018년 8월 재난안전 상황분석 및 중점관리 대상 재난안전사고’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기준으로 집계된 온열질환자는 1303명이었다. 온열질환자 현황의 경우 앞선 2015년에는 1056명을 비롯, ▲2016년 2125명 ▲2017년 1574명으로 집계됐다.

또한 소방청은 지난 2일 7월 한 달간 온열환자 이송을 위해서 119구급대가 출동한 횟수가 1066번에 달하며, 지난해 355번에 비해 200% 증가한 수치라고 밝혔다.

통상 33°C 이상의 고온이 유지되는 폭염(여름철 불볕더위)의 오랜 시간 노출될 경우 열사병, 열탈진, 열실신 등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

이 중 대표적인 온열질환으로 손꼽히는 열사병은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주요 증상으로는 어지러움이나 메스꺼움이 동반되거나 구토, 40.5°C 이상의 고열, 의식 장애 등이다.

만약 어지럼증이나 발열, 구토, 근육경련 등의 증세가 있다면 온열질환 초기 단계일 수 있으므로 휴식이 요구된다.

들끓는 폭염 예방 대책을 위한 정부 차원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은 ‘물, 그늘, 휴식’이라는 열사병 예방 3대 기본수칙 이행가이드를 배포했다.

이와 관련해 행정안전부 자연재난대응과 관계자는 “가용하고 있는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폭염에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폭염에 대비책으로 무더위 쉼터 야간개방, 실외 작업자 관리 강화 지시,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 건강관리, 취약지역 무더위 쉼터 점검, 대국민 행동 요령 홍보, 도로 살수, 기관장 현장 방문 등이 운영된다.

아울러 관계자는 폭염 기간 중에는 ▲무더위를 피해 작업할 것 ▲외출을 자제할 것 ▲충분한 수분 섭취 등을 당부했다.

강민정 기자 kmj@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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