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각 평화누리
푸른 하늘과 너른 잔디밭, 다정한 산책로와 그림 같은 카페, SNS에 남길 예쁜 사진 한 장까지. 평화로운 가을을 만끽하기 좋은 여행지 어디 없을까? 임진각평화누리는 이 모든 것을 충족한다. 임진각국민관광지는 한국전쟁의 역사를 기리는 성격이 강했으나, 임진각평화누리가 들어서며 여행 풍경이 바뀌었다.

임진각평화누리는 야외공연장을 중심으로 부챗살처럼 펼쳐진 음악의언덕이 압도한다. 2005년 세계평화축전 때 조성한 9만 9000여 ㎡(3만 평) 잔디 언덕이다. 야외공연장 쪽에서 보면 맑은 하늘과 흰 구름이 컴퓨터 바탕화면을 떠올린다. 눈에 담았다면 다음은 그림 속을 걸어볼 일이다. 여름에는 그늘이 없는 게 단점이지만, 가을에는 포근한 햇살이 외려 장점이다. 언덕으로 느긋하게 부는 바람도 걸음을 가볍게 한다.

임진각평화누리의 또 다른 매력은 설치 작품이다. 최평곤 작가의 ‘통일 부르기’는 임진각평화누리의 랜드마크다. 대나무로 엮은 3~11m 인물상이 땅에서 솟으며 차례로 나아간다. 김언경 작가의 ‘바람의 언덕’은 3000여 개 바람개비가 알록달록 무리 지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파드닥’ 소리를 내며 날갯짓한다. SNS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셀피 존’이다. 공원 동남쪽에 있는 이경림 작가의 ‘솟대 집’은 녹슨 철로 만든 작품이다. 작품 안에서 밖을 보면 오려낸 솟대 모양 창이 하늘과 겹쳐 흥미롭다. 그 곁의 소망나무는 이산가족의 애틋한 마음이 바람에 휘날린다. 곳곳에 풍경과 꼭 닮은 평화의 메시지가 있는 셈이다.

임진각평화누리를 모처럼 다시 방문한 경우라면, 카페 ‘디브런치안녕’ 앞에 있는 빨간색 대형 압정이 눈에 띌 것이다. 2018년 4월에 자리 잡은 ‘Pin project_No 1’으로, ‘평화의 시작이 이곳에서’라는 부제가 붙었다. ‘peace pin’이라고도 불리는데, 배우 이광기의 작품이다. ‘Pin project’는 “모두 꿈꾸고 가보고 싶은 곳에 하나씩 표시하고 싶다”는 작가의 바람이 담겼다. 임진각평화누리에 있는 ‘Pin project’는 “분단에서 통일로, 여기 평화의 핀을 고정한다”는 뜻이다. 연출 방향에 따라 재미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각자의 장면으로 추억의 핀을, 평화의 바람을 저장한다.

 
노랑어리연꽃이 핀 카페 안녕과 임진각 평화누리
  햇볕을 피해 쉬고 싶을 때는 카페 ‘안녕’이 좋다. 야외 테이블에서는 9월 초까지 물가의 노랑어리연꽃이 곱고, 실내 2층은 지붕 위에서 자연광이 들어 화사하다. 그늘막을 준비하는 것도 방법이다. 임진각평화누리 지정 구역에서는 4~11월, 일출부터 일몰까지 로프나 팩으로 고정하지 않은 그늘막을 설치할 수 있다(2.5㎡ 이하, 2면 이상 개방). 통일기원돌무지나 생명촛불파빌리온도 그 의미를 되새기며 돌아볼 만하다.

임진각은 임진각평화누리와 주차장 뒤에 있다. 지상3층, 지하1층 건물로 실향민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상징적인 장소다. 옥상은 전망대로 개방한다. 임진각평화누리, 자유의다리 등 임진각국민관광지 전체가 내려다보인다.

맞은편은 독개다리 스카이워크 ‘내일의기적소리’ 방면이다. 독개다리는 한국전쟁 당시 파괴된 옛 경의선 상행 철도다. 오랜 시간 남은 5개 교각을 길이 105m, 폭 5m 스카이워크 내일의기적소리로 단장했다. 경의선 증기기관차 객차를 재현한 과거 구간, 철로와 강이 내려다보이는 현재 구간, 2층 스카이워크의 미래 구간으로 이어진다. 스카이워크에서는 한국전쟁 당시 총탄 자국이 남은 교각이 보인다. 오가는 길에 증기기관차의 기적 소리가 들려 ‘내일의기적소리’라 이름 붙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내일의 기적소리에서 본 독개다리 교각의 총탄자국
  내일의기적소리로 들어서기 전에는 경의선 장단역 증기기관차(등록문화재 78호)를 지난다. 반세기 넘도록 DMZ에 방치된 것을 임진각국민관광지로 옮겨 왔다. 1020발이 넘는 총탄 자국이 역사를 증언하고, 곁에는 뽕나무 한 그루가 자란다. 기차 화통에서 자란 뽕나무를 옮겨 심었다. 평화의 나무이자 희망의 나무다. 자유의다리도 바로 옆이다. 휴전협정 뒤 국군과 유엔군 포로가 건너오고, 7·4남북공동성명 때 남북회담 대표가 오간 다리다.

임진각국민관광지에서 제3땅굴 견학(평일 09:20~15:00, 주말 09:20~15:30)을 신청할 수 있다. 관광지 내 DMZ 매표소에서 예약한 뒤 지정 셔틀버스를 타고 도라전망대와 제3땅굴, 도라산역, 통일촌(A코스)을 돌아본다. 제3땅굴은 길이 1635m, 폭과 높이 2m로 지하 73m에 위치한다. 안전모를 쓰고 방어벽 앞 265m 구간까지 왕복 30분 거리를 도보로 견학한다. 땅굴 내 촬영은 불가하다. 도라전망대는 남쪽 최북단 전망대다. 개성 시내와 송악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제3땅굴 견학은 왕복 3시간 정도 걸리며, 신분증을 필히 지참해야 한다. 견학은 땅굴 내부 견학 방법에 따라 도보와 셔틀승강기(모노레일) 두 가지로 나뉜다. 각각 견학 시간이 다르며, 셔틀승강기는 3000원이 추가된다. 단체가 이용하는 B코스는 통일촌 대신 허준선생묘와 해마루촌이 추가된다.

임진각 여행은 자유로 드라이브가 덤이다. 임진각국민관광지는 주차료를 내야 하는데, 출입 횟수에 상관없이 당일에 계속 이용할 수 있다. 경의선 평화열차 DMZ train이나 경의중앙선 전철 등 대중교통도 편하다. DMZ-train은 도라산역에서 제3땅굴 견학 셔틀버스가 연결되어 좀 더 편리하다. 9월에는 임진각평화누리에서 파주포크페스티벌, 평화누리피크닉페스티벌 등이 열린다.

 
마장호수흔들다리
  벽초지문화수목원과 마장호수흔들다리도 파주 대표 9월 여행지다. 벽초지문화수목원은 ‘2017 경기 유망 관광지 10선’에 든 명소다. 드라마에 단골로 등장할 만큼 화사하고 아름답다. 카페 쉼터가 있는 ‘THE BCJ PLACE’를 기준으로 동쪽 벽초지 구역과 서쪽 중앙분수대 구역 등으로 나뉜다. 벽초지 쪽은 파련정, 연화원 등이 동양적인 정원 풍경을 자아낸다. 버들길은 호젓한 숲길로 연인이 걷기 좋다. 중앙분수대 쪽은 제우스가든, 그린하우스 등이 서구 정원 풍경을 뽐낸다. 채플돔은 인증 사진을 남기기 좋다. 9월에는 국화축제도 열린다.

마장호수흔들다리는 지난 3월 개장한, 파주에서 가장 ‘핫’한 여행지다. 길이 220m, 폭 1.5m로 우리나라 물 위에 난 출렁다리 가운데 가장 길다. 전체 구간 중 18m는 바닥이 보이는 방탄유리라 스릴 있다. 다리 아래 3.3km 둘레길은 호수의 운치를 느끼며 걷기 좋다. 둘레길에서 바라본 흔들다리가 멋지다. 흔들다리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한다. 노을도 일품이다. 마장호수 주변은 주차장이 9곳인데, 2주차장이 흔들다리 전망대와 가깝다. 주말에는 주차가 쉽지 않은 대신 1~2시간 간격으로 2층 셔틀버스(7500번)를 운행한다. 경의중앙선 전철 운정역 정류장에서 탈 수 있다.
 
〈당일 여행 코스〉
임진각평화누리→임진각국민관광지→제3땅굴→도라전망대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임진각평화누리→임진각→내일의기적소리→제3땅굴→도라전망대
둘째 날 / 벽초지문화수목원→마장호수흔들다리
 
○ 대중교통 정보
[기차] 용산역-임진강역, 경의선 평화열차 DMZ train 수~일요일 하루 1회(10:08) 운행, 약 1시간 15분 소요.
* 문의 : 레츠코레일 

[전철] 경의중앙선 문산역, 93-9번(주말·휴일 10:00, 10:20)·058번(18분 간격 운행) 버스, 임진각 정류장 하차, 약 30분 소요.
* 문의 : 레츠코레일, 한일운수
 
○ 자가운전 정보
자유로→자유 IC→임진각 방면 유턴→자유로 0.6km→임진각IC교차로 임진각평화누리 방면 우회전→임진각평화누리
 
○ 숙소 정보
- 필립스호텔 : 월롱면 통일로600번길
- 가람나무펜션 : 파주시 소라지로327번길
- 힐즈호텔 : 탄현면 성동로
 
○ 식당 정보
- 오두산막국수 통일동산점 : 메밀막국수, 탄현면 성동로
- 통일촌장단콩마을 : 장단콩정식, 군내면 통일촌길
- 고구려최강달인의집 : 더덕비빔국수, 탄현면 성동로
 
○ 축제와 행사 정보
- 파주포크페스티벌 : 2018년 9월 8일, 임진각평화누리
- 평화누리피크닉페스티벌 : 2018년 9월 15일, 임진각평화누리
- 파주북소리 : 2018년 9월 14~16일, 파주출판도시 일대

○ 주변 볼거리
헤이리예술마을, 파주출판도시, 프로방스마을, 감악산출렁다리
 
글·사진 : 박상준(여행 작가)

<정보 출처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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