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의원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각 당의 본격적인 공천 작업이 시작된 2월만 하더라도 더불어민주당이 공천 파동으로 선거를 망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가벼운 언행보다 선거에서 더 큰 파장을 몰고 오는 변수는 없었다.

더불어민주당은 명실상부한 이재명의 더불어민주당으로 변모하여 윤석열 정권 심판을 기치로 200석 운운하며 승승장구하고 있고, 국민의힘은 한동훈의 한계를 절감하면서 지난 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의 참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작년 연말부터 양대 정당의 틈바구니를 비집고 들어가 제3지대 깃발을 꽂기 위해 안간힘을 쓰던 수많은 정당들은 자기희생, 결단력, 타이밍 조절에 실패하면서 포말정당으로 끝나려 하고 있지만, 가장 늦게 조국을 혁신하기로 마음 먹은 조국의 조국혁신당은 비례대표에만 후보를 내고, 오직 검찰 독재 청산만을 부르짖는 일관된 전략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조국혁신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괴뢰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보다 더 많은 지지를 얻고 있으며, 국민의힘의 괴뢰정당인 국민의미래를 위협하고 있다. 조국을 구하고 조국을 혁신하겠다는 조국혁신당의 창당 목적은 성공적으로 달성될 것 같다.

조국혁신당의 홈페이지를 보면 온통 한글 일색이라 그들이 말하는 조국이 어떤 조국인지, 그들이 말하는 혁신이 어떤 혁신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지만, 후보 등록 후에 그들이 부여받은 기호 9번으로 만든 슬로건 중 하나가 나라를 9하는 조국혁신당임을 알게 된 후에는 조국 대표에 대한 오해가 상당 부분 풀리기도 했다.

, 필자는 사인(私人) 조국의 가죽을 도려내고 그 도려낸 곳에 방탄이 가능한 더 강한 가죽을 입히기 위한 조국혁신당(曺國革新黨)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들의 조국은 사인 조국이 아닌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의미하는 것이었음을 알게 되고 나니 조금은 안심이 된다.

조국혁신당의 메시지는 간결하지만 명확하다. “3년은 너무 길다, 검찰 독재 조기종식!”은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를 보장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물론 국회는 대통령 못지않은 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고, 대통령의 임기를 조기에 종식시킬 수 있는 권한도 가지고 있다. 이미 노무현, 박근혜 두 명을 탄핵했던 경험이 있어 우리 국민들에게 대통령 탄핵은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니다.

그렇다면 조국혁신당이 이렇게 잘 나가는 이유는 뭘까? 지난 일주일 동안의 비례대표투표 정당에 대한 여론조사 3곳의 결과를 보니, 조국혁신당은 322~23일 여론조사꽃의 조사에서 28,7%, 322~23일 미디어토마토의 조사에서 29.1%, 323~25일 조원씨앤아이의 조사에서 29.5%의 지지를 각각 얻었다. 모든 조사에서 일관되게 30%에 육박하는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미디어토마토 조사는 국민의미래보다 1%p 앞서는 지지였다.

이러한 지지율을 견인하고 있는 것은 40~50대로 조국혁신당은 이 연령대에서 낮게는 35.7%, 높게는 45.1%의 지지를 얻고 있다. 반면 그들의 자식 세대에 해당하는 18세에서 20대까지의 조국혁신당 지지율은 다른 연령대의 지지율에 비해서 가장 낮은 10%대에 머무르고 있었다.

, 40~50대 부모 세대가 금과옥조처럼 여기고 있는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와 독재에 대한 증오의 가치가 조국신드롬의 원천이 되고 있는 것인데, 이는 자신들의 자식 세대들의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침해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조국혁신당이 조국을 팔아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정치생태계를 교란시킨 이상 새로운 정치 질서를 제대로 정립했으면 좋겠다. 다만, 젊은 세대들의 주요 가치인 공정과 정의의 가치가 조국혁신당의 돌풍에 손상되지 않도록 조국 대표가 배지를 달지 않고 선거 후 당선인 사퇴하는 멋진 대인배의 모습을 보여주기를 간절히 갈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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